이제 내 나이 35살.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었지만, 그래도 그 일은 아직 나에게 먼 일이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렇게 현대의학으로 살아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니 죽음이라는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삶과 함께 걸어가고 있었음을 배우게 된다.
날마다 피를 뽑고 골수검사도 하고나니 아픔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고 앞으로 있을 더욱더 힘든 치료의 과정들을 생각하게 되면 피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3주전만 해도 누구보다도 건강했던 내가 이렇게 한 순간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을줄을 어떻게 알았으랴.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두려움,
그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애써 부인하려고 하는 가족들,
이 모든 것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상황속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이다.
이것을 경험해보지 않았다면 어찌 내가 삶 속에서 죽음을 이야기 할 수 있으며,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었을까? 몰랐을 것이다. 말로는 할 수 있어도 진정으로 마음으로부터 함께 동의하며 그 아픔을 함께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사실을 나에게 알려 주시기 원하시는걸까?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가 선물이며 감사며 기쁨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려주시기 위해서일까?
앞으로 고항암치료가 들어가면 지금까지도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세상을 맛보게 될 것인데, 그 때가 되면 또 어떤 것을 배울려나.
다만, 한가지 원하는 것은 의학적으로는 골수이식만이 살 길이라 하지만,
치유의 하나님께서 거기까지 가지 않고 역사해 주시길 간절히 기도할뿐이다.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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