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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골수이식전·후 생활

나에게는 짐이지만 상대방에게는 생명이 된다.

by 복음과삶 2007. 2. 12.

병원을 퇴원하기 위해서 바리바리 가져갔던 짐들을 교회 집사님께서 오셔서 아내와 함께 차로 짐을 날라 주셨다.

 

퇴원수속을 마치고 아내와 함께 집에 오기 위하여 다시 한 번 침대 주위를 돌아보니 아뿔사~, 세숫대야와 슬리퍼가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아내가 미쳐 챙기지 못해서 남았던 것이다.

 

막상 세숫대야를 들고 집에 오려고 하자 영~ 폼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탕비실에 가서 큰 종이박스를 가져다가 세숫대야와 슬리퍼를 담아서 오게 되었다.

 

요긴하게 쓰인 종이박스...집 앞에 오니 이젠 짐이 되어 버렸다.

 

때마침 집 앞에 폐박스 수집하는 분이 계셨다. 얼른 세숫대야를 꺼내고 이젠 쓸모없어저버린 종이박스를 그 분께 건네 드렸다.

 

그런데, 내겐 더이상 쓸모 없어진 종이박스를 받는 그 분의 얼굴에선 환한 모습, 그리고 감사하다고 하면서 그것을 받는 것이었다.

 

나에겐 더 이상 쓸모 없는것, 귀찮은 것이 그 분께는 감사의 조건이 되는 것이었다.

 

그렇다. 나에게 있는 그 어떤 것도 쓸모 없는 것이 없고 다른 이에게는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군더더기는 나에게는 짐이지만, 그 군더더기가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는 생명이 될 수 있음을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