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장
불신의 성(Doubting Castle)
여정의 어려움
'크리스챤'에게 있어 '소망'은 아주 좋은 새로운 친구였습니다. 왜냐하면 앞으로 '크리스챤'이 '소망'이라는 친구를 굉장히 필요로 할 때가 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꿈 속에서 나는 그들이 하는 여행이 결코 순조롭지 못할 것이라는 걸 짐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는 길은 점점 험해져만 갔고, 힘든 여행으로 걸을 수조차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몹시 지쳐 있었습니다.
지름길의 발견
바로 그 때 '크리스챤'은 푸른 들판으로 나있는 한 계단을 보았습니다. 그 길은 지름길 같아 보였습니다.
"이리 와 보세요. 여기에 아주 편하고 좋은 지름길이 있어요. 우리 이 계단으로 올라갑시다."
'크리스챤'은 이렇게 권했습니다.
그러나 '소망'은 "혹 이길로 갔다가 잘못되면 어쩌죠? 우리가 가야할 곳과 멀어지게 될지도 몰라요."하며 걱정했습니다.
"걱정하지 말아요. 저기 저 사람좀 보세요! 우리 앞에 있는 저 사람도 이 길로 가고 있잖아요?"
하고 '크리스챤'은 '소망'을 설득했습니다.
잘못된 선택
그래서 '소망'과 '크리스챤'은 함께 계단을 올라갔습니다. 그 길로 들어선 '크리스챤'은 발이 좀 편해져서 흡족한 듯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가던 길로 계속 가지 않고 방향을 바꾼 것은 큰 실수였습니다.
곧 밤이 되었고 사방은 온통 칠흑같이 어두워져 주위를 분간할 수 조차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앞서 가고 있던 순례자의 뒷모습을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들이 그 순례자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라고는 '헛된 자만'이라는 이름뿐이었습니다.
위험을 느낀 두 순례자
순간 그들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찢어질듯 날카로운 괴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소름끼칠 듯한 적막감이 사방을 뒤덮었습니다.
"우린 이제 어떡하면 좋죠? 꼼짝할 수가 없게 되었어요. 길을 잘못 택한 것 같아요."
'소망'이 '크리스챤'의 팔을 움켜 잡으면서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택한 이 길이 이렇게 위험한 길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크리스챤'은 변명하듯 '소망'에게 말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이 길을 택하고 싶지 않았어요. 두려웠다고요. 난 내 의사를 당신에게 분명하게 말할 수도 있었어요. 하지만 당신이 그래도 나보다는 나이도 많고 인생의 경험도 많이 한 것 같아 말하지 않았을 뿐이에요."라고'소망'이 후회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크리스챤'은
"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왔던 길로 되돌아 갑시다."라고 말하며 '소망'을 위로했습니다.
홍수의 위험에 빠진 두 순례자
그러나 그들이 발걸음을 옮기려고 하자 갑자기 번개가 치고 천둥소리가 무섭게 울리면서 비가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물의 양은 급격히 불어나서 길이란 길은 모조리 없어졌습니다.
"우린 이제 어떡해요? 도대체 우리가 어디에 있는 거죠?"
'소망'이 절망적인 목소리로 부르짖었습니다. 그렇지만 '크리스챤'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이 물에 빠져서 허우적대며 거의 죽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다행히도 그들은 어느 바위틈을 발견하게 되어 간신히 그곳으로 피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아침이 되기를 기다리던 그들은 피곤한 나머지 이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불신의 성에서 만난 '좌절'이라는 거인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 누가 감히 내 허락도 없이 내 땅에 들어오라고 그랬느냐?"
그들은 어느 괴상망칙한 고함 소리에 잠이 깨고 말았습니다. 깨어 보니 날은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습니다.
눈을 들어 보니 침울한 표정을 한 거인이 '크리스챤'과 '소망'앞에 우뚝 서 있었습니다. 그 거인의 이름은 '좌절'이었고 '불신의 성'의 주인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순례자들입니다. 가던 도중 길을 읽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여쨌든 너희들은 내 성에 허락도 없이 들어와 내 땅을 망가뜨려 놨으니 그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거인이 무섭게 말을 하자 '크리스챤'과 '소망'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거인은 그들보다 훨씬 힘이 세고 강해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거인의 말에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크리스챤'과 '소망'은 '불신의 성'의 지하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더럽고 악취가 나는 캄캄한 지하 감옥에서 나흘 동안이나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갇혀만 있었습니다.
그들이 갇혀있는 동안 그들을 찾아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동료들과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있는 곳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굶주림과 고통 속에서 '크리스챤'은 이 모든 어려움을 겪는 것이 지름길만을 고집했던 자신의 과오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욱더 비탄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아내와 의논하는 거인
'좌절'이라는 거인에게는 '무기력함'이라는 아내가 있었습니다. 그 (추후보완)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께서 돌아오는 우리들을, 죄를 뉘우치는 죄인들을 받아주시는 방법이다. 하나님은 사랑은 그 얼마나 큰사랑인가! 죄인이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아올 적마다 하늘에 있는 천사들이 기뻐한다는 성경의 말씀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나님의 소유를 하나님께로
여러분이 마음 중심으로부터 참회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환영하며 맞아주실 수가 없다. 여러분은 하나님을 속일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때때로 뻔뻔스런 태도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있겠지만, 결코 하나님을 속일 수는 없다.
여러분은 하나님께 신설하게 말씀드려야 한다. "하나님, 제가 여기 있습니다. 제 과거의 악한 삶에 대해 진정으로 회개합니다. 저의 죄악들, 이기심만을 가지고 제멋대로 행동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주님께서 제게 주신 인생을 무익하게 낭비해버린 습관을 회개합니다."
"이제 제 인생 중 남아있는 부분을 주님께 되돌려 드립니다. 이제는 저의 생애가 제 자신의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값을 치루고 사신 바 된 주님의 것임을 인정합니다. 제 모든 것을 하나님께 바칩니다."
그렇다. 여러분이 각자 자기 자신의 과거의 삶을 살펴보는 것이 선하고 유익될 것이다. 자신이 지금 몇 살인가 생각해보라. 그리스도를 위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는지 헤아려 보라. 자신을 위해서 사느라 낭비해버린 시간, 무익하게 보낸 모든 날들을 생각해보라. 여러분 가운데 많은 이들이 소리치게될 것이다. "아아, 슬프다! 나는 내 인생의 가장 좋은 시절을 허송하며 낭비해 버렸구나. 사실상 나는 내 인생의 큰 부분을 마귀를 섬기는 데에 써버렸구나. 나는 하나님께서 마련해 주신 의복을 입고서 그 옷이 다 닳도록 마귀를 섬겼구나. 나는 하나님께서 놀라우신 사랑으로 마련해 주신 음식을 사단을 섬기느라 수톤씩이나 먹어치웠구나.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낭비해버렸구나."
그렇다. 그것이 사실이다. 우리는 모두 죄인들이다. 우리는 모두 탕자요. 탕녀들이다. 우리는 모두 다 하나님보다는 사단을 섬기며 세월을 보내면서 우리의 인생을 낭비해왔다. 한마디로 우리는 하나님으로부터 하나님의 귀중한 소유물인 우리 자신의 인생을 약탈했다.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의바른 말로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그 거인은 매우 험악한 표정으로 그들을 노려보았습니다.
약점이 드러난 거인
그래서 그 거인은 그 두 사람을 자신이 직접 죽이려 했으나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창살 틈으로 햇빛이 비치자 거인이 갑자기 발작을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그 거인은 어둠 속에서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황소처럼 힘이 세지만 태양이 강하게 내리쬐는 날에는 발작을 일으켜 아무 힘도 쓸 수 없게 되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크리스챤'을 위로하는 '소망'
그 거인이 가버리고 나자 '크리스챤'과 '소망'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상의했습니다.
'크리스챤'은 "어쩌면 그 거인이 한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라고 말했습니다.
"거인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스러운 생활보다는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좌절'이라는 그 거인의 그늘에서 빠져나갈 방법이 전혀 없지는 않을 거예요. 누가 알아요? 다음에 또 그가 발작을 일으켜 이 문을 잠근다는 걸 깜박 잊고 그냥 나갈런지요.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해요."
'소망'은 이렇게 위로하며 '크리스챤'의 마음을 진정시켰습니다. 그리고 밤이 될 때까지 계속해서 탈출할 방법으로 서로 의논했습니다.
거인을 부추기는 그의 아내
이윽고 밤이 되었습니다.
거인과 그의 아내는 침대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녀는 지하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들에 대해 또 물었습니다.
거인이 "그놈들 아주 대단해. 아주 용기 있는 악당들이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신에 어떠한 괴로움도 다 견뎌내겠다고 하더군."이라고 말하자 그의 아내가 대뜸 말했습니다.
"안되겠어요. 내일 아침에는 그놈들을 성 안에 있는 정원으로 데리고 가세요. 그래서 당신이 여태껏 죽인 자들의 해골과 뼈를 직접 보여 주세요. 그러면 생각이 좀 달라질 거예요."
해골더미를 목격한 두 순례자
다음날 아침 거인은 또다시 마음을 굳게 먹고 지하 감옥에 갇혀 있는 그들을 데리고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그는 정원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해골들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자, 이것들을 똑똑히 보아라. 이것이 뭔지 아느냐? 바로 너희들처럼 내 땅을 함부로 침입한 순례자들의 해골이란 말이다. 적당한 시기에 아주 잔인하게 찢어서 죽였지. 두고 봐라. 너희들도 앞으로 열흘안에 이런 해골 신세가 되게 해 주마."
또다시 '크리스챤'을 위로하는 '소망'
지하 감옥으로 돌아온 '크리스챤'은 거의 탈진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아무 음식도 먹지 못한 데다 매맞은 상처의 아픔이 너무 심해서 호흡조차 가누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망'은 또다시 '크리스챤'을 위로했습니다.
"'크리스챤'씨, 내 얘기를 들어 봐요. 악마도 당신을 죽이지 못했고, 죽음이 드리워진 골짜기에서도 당신은 그 모든 위험을 이겨냈어요. 그리고 '허영의 도시'에서 사람들에게 어떻게 대했는지 기억이 안나요? 선천적으로 나는 당신보다 약해요. 그런 나도 당신과 같이 이 더럽고 무서운 지하 감옥 속에 갇혀있다구요. 나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거인에게 맞아 심한 상처를 입었어요. 그리고 물 한 모금, 빵 한 조각도 먹지 못했다구요. 나도 당신처럼 아무런 소망도, 기대도 잃어버렸어요. 하지만 용기를 내요. 우리 끝까지 견디어 보자구요. 그리고 힘들 때 기도해요. 알았죠?"
'언약'의 열쇠를 지닌 '크리스챤'
그런데 사람들이 가끔 어려움에 놓였을 때 갑자기 무언가를 생각해내듯이 '크리스챤'은 문득 무엇인가를 떠올렸습니다. 그리고는 말했습니다.
"아! 생각나는 게 있어요. 내 호주머니 속에 '언약'이라는 열쇠가 있어요. 이 열쇠로 이 감옥의 자물쇠를 열 수가 있을 거예요."
"어서 열어봐요!" '소망'은 기대에 찬 목소리로 '크리스챤'을 재촉했습니다.
한밤중에 거인의 아내는 갑자기 일어나 남편을 깨우기 시작했습니다.
"설마 그놈들이 열쇠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겠죠? 혹시 그 열쇠 때문에 소망을 가지고 그 모든 고통을 다 이기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거인 '좌절'은
"왜 갑자기 그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군. 내일 아침에 다시 한번 그놈들을 살펴보리다. 시간은 아직 충분하니까."라며 대답했습니다.
감옥문을 연 '언약'의 열쇠
그러나 바로 그 순간에 '크리스챤'은 그가 가지고 있는 '언약'이라는 열쇠로 지하 감옥 문을 열고 있었습니다. 감옥문의 자물쇠는 아주 단단히 잠겨져 있어서 도저히 움직일 것 같지 않았습니다. '크리스챤'은 몸과 마음이 다 약해져 있었으므로 문을 여는 일이 무척이나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한참 만에야 열쇠가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드디어 자물쇠가 열렸습니다. 덜커덩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고 새벽의 이른 햇살이 감옥을 따사로이 비추기 시작했습니다.
또다른 위기에 직면한 두 순례자
"아니, 이게 무슨 소리야?"
덜커덩 하는 문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깬 거인이 소리쳤습니다.
"빨리 가 봐요. 그들이 도망가나 봐요." 그의 아내는 다급히 말했습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은 문을 열고 나와서 재빨리 달아났습니다. 그런데 도망가는 그들 앞에 엄청나게 큰 쇠문이 떡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빨리 그 열쇠를 다시 한번 사용해 봐요."
'소망'은 초조한 듯 말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때 뒤쫓아온 거인이 그들 앞에 나타났습니다.
"아! 이제는 다 틀렸어! 이제 우리를 구해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크리스챤'은 체념한 듯 부르짖었습니다.
'불신의 성'에서의 극적인 탈출
그런데 바로 그 때였습니다. 햇빛이 그 거인에게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햇빛을 받은 거인은 또다시 발작을 일으키면서 온 몸이 마비가 되었습니다.
'크리스챤'과 '소망'은 이 기회를 틈타 재빨리 그 '불신의 성'에서 탈출하였습니다. 그리고는 그들이 그토록 방황하고 고생했던 그곳에 이렇게 경고문을 세워놓았습니다.
경고합니다.
이 계단을 절대로 오르지 마시오.
이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무시무시한 '불신의 성'이란 곳에 이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성에 들어가는 사람은 반드시 죽게 됩니다.
경고문을 써놓은 그들은 다시 순례의 길을 순조롭게 갔습니다. 그렇지만 순조로운 길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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