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러 밖에 나가려는데 아들이 좇아 나온다.
"아빠, 쉬~."
38개월 된 건이는 한국나이로 치면 4살이다.
제법 말이 많이 트여 이젠 문장도 구사하는데,
그런 아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마음이 흐뭇해진다.
나가려는 나를 잡으려는 것일까!!
다시 발길을 돌려 문을 닫고 들어오려는 데,
건이가 자지러지게 소리를 지른다.
그와 동시에 문에 무언가 끼여 있다는 느낌이 순간 들었다.
이런!!!
건이의 손가락이 현관 문틈에 끼여 있었던 것이다.
(그나마 다행힌 것은 문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
얼른 손가락을 살펴보니 제법 많이 눌려 있다.
금새 손가락 끝이 피멍이 들었다.
.
.
.
얼마나 아플까!
어린 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순간 내 눈엔 눈물이 핑 돌았다.
큰 사고는 아니지만, 정말이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순간 받았다.
우는 아이를 꼭 끌어 안고...
"미안하다. 건아. 아빠가 실수를 했구나. 미안하구나. 건아......"
..............................................................................................................
하나님,
아들의 작은 상처에도 이 처럼 마음이 아픈데,
하나님은 독생하신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 죽기까지 저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하나님의 마음이 아팠을까요!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하고 주님이 외치실 때,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하나님의 마음은 얼마나 갈기갈기 찢어졌을까요!
실수로 인한 아들의 작은 고통에도 아파하는데,
커다란 고통이, 아니 죽을 줄 뻔히 알면서도 아들을 내어 준다는 것은
결코 저에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죄인인 저를 위해서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 죄인 된 저를 위해 아들을 내어주신 그 사랑이 얼마나 큰 사랑인지,
그 아버지의 마음을 일만분지 일이라도,
아니 억만분지 일이라도 느끼게 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아버지의 마음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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